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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추수할 것으로 가득한 커다란 밭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들은 바로 세상의 모든 민족들과 모든 상황과 모든 사회적 계층들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혼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 이렇게 추수할 곳의 대부분은 
그곳을 경작할 이들의 부족으로 상처를 입고 있음에 대해 
항상 주목할 것입니다.

특별히, 새롭게 태어나는 세대들을 위한 곳의 망가짐으로 인해 
마음을 꿰뚫는 아픔을 느낄 것입니다. 
나는 세기에 걸쳐 계속되어온 빈곤을 향해, 
거룩하기 그지없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겪는 
그 내적인 고통에  저를 일치시킬 것이며,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오 9,38) 하신, 
거룩하기 그지없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하며, 
백성과 국가, 사회와 교회 
그리고 특별히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의 구원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음화와 
인류 가족의 정신적 물질적 부를 위해,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이 말씀보다 더 최고이며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는 즉, 믿음과 열정과 사랑으로 가득하여 
모든 영혼들을 구원할 수 있는 새로운 사도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과 그분의 거룩하신 어머니, 
천사들과 성인들, 거룩하신 분께 끊임없이 청하는 것으로, 
성령께서 활기찬 성소자들, 뛰어난 영혼들, 성 사제들, 사도들을 
일으켜주시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저의 (생애의) 모든 날들과 저의 모든 지향을 
끊임없이 이 기도에 헌신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조금밖에 인정받지 못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 명령이
어디에서든지 실행되고 알려져서, 
이 세상 안에서, 교회의 모든 고위성직자, 
교황님에 이르는 모든 성직자들, 
예수님께 봉헌한 동정녀들, 
신학생들, 거룩한 영혼들, 
어린이들과 모든 가난한 이들이, 
모든 영혼들의 구원과 성화를 위하여, 
평신도직, 사제직 안에서. 더 이상 늦지 않게, 
수많은 일꾼들과 성인 성녀들을 보내달라고 
전능하신 하느님께 기도할 수 있도록 
아주 큰 배려와 열정을 가질 것입니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그 어떠한 희생도, 삶과 피를 내어주는 것까지도, 
저는 항상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기도(Rogazione)하는 것이 
세상 가운데 널리 알려져 
보편적인 기도가 되길 바라는 까닭입니다.

성 안니발레 마리아 디 프란차(Annibale Maria di Francia) 신부.

거룩한 열정의 딸 수녀회  성 안니발레 대축일(6월 1일) 고유 성무일도 독서기도편에서 발췌

(이 포스팅은 이글루스 블로그에 올리지 않는다.)

예전에 이글루스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는, 성 안니발레 신부님이 쓴 글이다. 안니발레 성인이 쓴 이 글이 나에게 준 충격은 상당히 컸다. 

"세기에 걸쳐 계속되어온 빈곤을 향해, 거룩하기 그지없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겪는 그 내적인 고통에 저를 일치시킬 것이며.."

"백성과 국가, 사회와 교회, 그리고 특별히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의 구원과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음화와 인류 가족의 정신적 물질적 부를 위해..."

"성령께서 활기찬 성소자들, 뛰어난 영혼들, 성 사제들, 사도들을 일으켜주시도록.."

안니발레 성인의 요청대로 바로 이 지향, '거룩한 일꾼들을 일으켜주시도록'이라는 지향으로 기도하면서도 때때로 허무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기도가 정말로 효용이 있을까? 이것이 단지 '소리'에 불과한 게 아닐까? 정말로 하느님이, 가톨릭이 가르치는 대로이신 존재가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지 않았던 바도 아니다.  아마도 죽는 그 순간까지도 확고한 답을 얻지 못할 질문이겠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보면서 위로가 되기도 한다. 비록 극도로 보수적인 신자들은 교황님을 두고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무너트린다"라며 모욕하지만, 그와 비슷한 소리는 이미 위대한 교황 요한 23세께서도 들으셨던 적이 있다. 나는 교황님이 안니발레 성인이 쓴 글에서도 나온 '뛰어난 영혼, 성 사제, 사도'와 같은 분이라고 생각하며 지지한다. 

비록 나 자신이 '뛰어난 영혼, 사도, 거룩한 일꾼'이라고는 감히 자칭하지 못하고, 또 앞으로 될 수 있을 자신도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걸어가며 사는 것이 또한 사람이겠지. 


      잡담  |  2014. 3. 23. 00:26




영길리 공직자가 몇 년 전에 핀란드 음식이 참 맛이 없다고 깠다는데....  내 기억 속의 핀란드 음식은 별로 나쁘지 않다. 

내가 처음으로 핀란드 땅을 밟은 것은 2008년 12월 21일이다.  12월 18일에 인천 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가서 며칠 현지인 집에서 숙박하다가 핀란드로 갔다.  (독일에서 날 재워주셨던 분 성함이 '라인하르트'...  나중에 은영전에서 보니까 '건방진 애송이'라며 익숙한 이름이 나오더만.)  

여행일지를 날려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내가 핀란드에 도착한 날이 동짓날이기 때문이다. 그 뒤 약 3주일간 핀란드를 여행하고 1주일 정도 스위스에 있다가 돌아왔다.  그때 루프트한자 비생사가 특별 할인기간이라 비행기 삯을 줄일 수 있었다. 

처음 핀란드 반타 공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투르쿠로 갔다.  투르쿠에서 날 재워줄 사람과 약속장소인 버스 대합실에서 기다리노라니 날 처음 재워주기로 한 사람과 만나 집에 들어갔다.  솔직히 그 사람 집은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 참 거시기했는데,  가자마자 쓰러져 잤다.  일어나서 귀리죽인지 뭔지를 해주었다.  

그때 내 에스페란토 실력이 영 거시기했기 때문에 대화할 때 통밥으로 이해한 게 많다.   아마 귀리죽이 맞을 거다. 나중에 먹은 귀리죽이랑 맛이 똑같았으니까.  그때 놀랐던 게  


죽 위에 숟가락을 꽂으니까 숟가락이 섰다 (_____)  


처음 봤을 땐 진짜 어이가 없었다.  이게 죽이야 떡이야 하는 느낌.  죽이 하도 되어서 그릇 한쪽을 파 먹으면 연못처럼 파이는데 잘 메워지지도 않았다.  그럼 거기에 우유를 붓고 먹었다.  이게 핀란드인들 관습인지 날 재워준 사람의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인상적이었다.  

성탄절 전날 이 사람을 따라 부모님 댁에 찾아갔다.  내가 찾아가도 되겠느냐고 핀란드인들에게 메일을 보냈을 떄 성탄절 기간 중에는 친척들이 찾아와서 안 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사람만 날 받아들여주었다. 자기도 부모님 댁에 찾아갈 생각이니까 우리 남매(여동생도 같다)를 거기 데리고 갈 생각이었던 거다.  

투르쿠 외곽 지역에 있는 숲이 많은 시골 마을이었는데,  어머니가 마중을 나오셨다.  동네 루터파 예배당에서 같이 예배를 보고 집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같이 성탄절 음식을 먹었다.  나는 몰랐는데 핀란드 관습이 손님이 오면 일단 손님부터 먹게 한다고 했다.  부엌에서 음식을 마련해 놓고 자기가 먹을 만큼 퍼가도록 했다. 나랑 내 동생이 맨 처음 퍼갔는데 (위에 어른들 계신데 우리 남매가 제일 먼저 퍼가니까 뭔가 떨떠름했다.)   된장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까만 게 있었다.   설마 진짜 된장일 리는 없겠지 해서 퍼 봤더니 소고기를 잘게 갈아서 구운 거였다.  

이 된장(___)이랑 돼지 다리를 구운 게 너무 인상 깊어서 다른 음식을 뭘 먹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다른 유럽과 비슷하게 대패(?)로 다리통만 한 치즈를 대패질(?)해서 얇은 치즈조각을 빵 위에 얹고 토마토를 거기 위에 올려 먹었던 것도 기억난다.   동양에서 왔다고 아침에 중국 여행 중에 사오셨다는 중국 차를 주셨던 거도 기억나네.  


그 뒤에 여름절 휴양지로 유명하다는 쿠오피오에 갔는데, 여기서는 현지인 집에 머무르지 않고 유스호스텔에 있었다. 돈을 아끼려고 애쓰다 보니 음식을 별로 안 사먹었더니 배가 고팠다.  그런 주제 하루에 몇 시간씩 걸으니...  유스호스텔 한가운데에 있는 공용 부엌에 누군가 쪄둔 감자가 있는 걸 보고 몇 개 훔쳐(___) 먹었는데,   내가 먹어본 감자 중 가장 맛있는 감자였다. 

그 다음에는 위배스퀼래로 갔다.  여기에서 우리 남매를 재워준 분은 채식주의자였다.  파스포르타 세르보, 즉 에스페란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국제 여행용 숙박인 명부집에서도 "나 채식주의자니까 알아서 오삼"하고 적은 분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배고프지?" 하면서 채식주의자식으로 요리를 했는데 동생이 날 치면서 말했다. 

"흙 냄새가 나. 이게 진짜 사람이 먹는 음식이야!" 
(쿠오피오에서 과자를 먹고 탄산수로 위에서 불리는 식으로 버텼기 때문에 하는 말.... 나중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고 후회했다. 돈이 충분히 남았거든.)  

유럽 채식주의자들이 다 이렇게 요리하는지 모르겠지만,  당근이랑 양파 같은 채소를 물이랑 함께 통에 넣고 열을 가해서 찜을 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이렇게만 먹으면 맛이 없으니까 바질 양념을 쳐서 먹는데,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꿀맛이었다.  난 원래 채식주의자가 먹는 음식이라면 맛없겠거니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우리 남내가 아주 잘 먹었기 때문에 며칠 머무르면서 점점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야채 피자라든가,  유유를 쓰지 않고 발효시켰다는 요구르트(?)라든가.  곡물 가루에 식초랑 블루베리를 섞은 음식도 있었는데, 이건 이 아저씨가 스스로 만들어본 거라고 했다.  맛?  꽤 괜찮았다.  채식주의자다 보니까 자기 스스로 음식을 만들었고,  그러다 보니 점점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궁리한 거다.   아저씨가 장 볼 때 함께 따라가기도 했는데,  거기에서 파젤 초콜릿을 가리키며 이거 참 맛있다고, 자기는 스위스나 벨기에와 비교해도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가게에 유제품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특히 요구르트가 말이지.  

핀란드는 인구가 작다 보니 특정 분야를 특정 회사가 독점한 경우가 많았다. 우유는 '발리오'라는 회사가 사실상 독점했는데 우유가 달았다. 우유가 처음부터 달 리는 없겠고,  뭔가 처리를 했겠지.  동생은 핀란드 우유를 마셔보고는 "한국 우유도 이랬으면 난 어릴 때 우유를 싫어하지 않았을 텐데"하고 말했다.  

핀란드 중부에 있는 시골 레스티얘르비에서는 할머니가 핀란드 가정식을 제대로 해주셔서 기억이 잘 안 난다.  다양하게 잘 먹었단 기억은 확실하지만.  동생에게 할머니가 "초코 티 먹을래?" 해서 동생이 "예" (동생은 에스페란토를 못해서 영어로 이야기함)하고 대답했는데 시간이 너무 걸리더란다.  그래서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하고 동생이 주방을 봤더니 할머니가 초콜릿 덩어리를 불에 녹이고 계셨더라나 (____)  

타는 쓰레기를 오븐 안에 넣어서 그 불로 요리를 하던 것도 기억이 난다.  

그 집에서 사우나를 했는데,  사우나 불도 장작을 태워서 했다.  할머니는 사우나를 하면 힘이 빠진다면서 미리 음식을 만들어놓고,  사우나를 하면 그걸 먹도록 했다.  그때 무슨 빵을 해주셨는데  정확히 이름이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나랑 내 동생은 그걸 카렐리안 빵이라고 부르는데,  카렐리아 지방에서 먹는 거라나?  빵이 길죽한데 가운데에 죽(?) 같은 게 들어가 있고 주변은 울퉁불퉁했다.  영어로 카렐리안 파이라고 한다나, 아마 맞을 거다.  

버터를 녹여서 자주 쓰셨던 기억이 난다.  마요네즈 같은 건 할머니는 취급하지 않는다나.  할머니 어리셨을 때 바나나라는 걸 구경한 적이 없어서 (대학교 떄문에 헬싱키에 와서야 처음 바나나를 봤다고 한다.) 지금도 별로 바나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저녁에 우리 남매를 부르시더니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소시지를 구워먹었는데 어이쿠, 그 맛이야 말할 게 있을까!  

할머니가 여름철에 블루베리를 따서 만들었다는 잼을 빵에 발라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잼 맛이 좋았다.  


뭐.... 배가 고파서 더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영길리에서 음식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핀란드 음식이 그 악명 자자한 영국보다 더 맛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할머니께도 이야기를 들었는데,  할머니 어리셨을 때만 해도 겨울철이면 고난의 행군(?)이었다고 했다. ^^;;  겨울이 길고 농사가 잘 안 되는 지역이니 겨울이 되면  밤이 너무 길기 때문에 어른들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고, 그래서 온가족이 주로 집에, 특히 난로 앞에(_____) 앉았다고 했다.  그때 뭘 드셨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으셨지만,  농사 안 되는 겨울에 먹을 건 주로 보존식이었겠지......  
      잡담  |  2013. 9. 7. 22:03




유럽인인지 미국인인지 법의학자가 쓴 책에 나온 이야기다. 저자도 덕국 법의학자가 낸 사례 리뷰 논문에서 본 이야기라고 한다. 


덕국에서 어떤 양반이 포크레인인지 아무튼 중장비를 놓고 작업(?)을 했다고 한다. 자기가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 자기 목이랑 포크레인(?) 손이랑 줄로 묶어서 정신줄이 간당간당해지기 직전까지 몰아놓으면 무슨 성적 쾌감이 온다나? 이거 비슷하게 자발적으로 질식자위(?)를 하다가 간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이 양반도 그렇게 했단다. 너무나 마음에 들다 못해 사랑의 감정이 샘솟았는지 자기에게 쾌락을 안겨준 그 장비 한쪽 구석에다가 사랑(?)의 시까지 한 수 적어 놓았다는데, 사랑이 너무 지긋했는지 아예 정신줄을 놔버려서 그대로 질식사해버렸다. 


저자가 이 이야기를 쓰면서 "그 사람이 적어놓았다는 사랑의 시를 그 논문 저자가 한 줄도 인용하지 않음이 심히 안타깝다." 하고 적었는데 나도 안타깝다. 도대체 뭐라고 적어놓았을지 궁금한데.

      잡담  |  2013. 9. 2. 21:33




예전에 실험실에 있을 때 내가 몇 안 되는 종교인이었다.  그래서 종종 선배랑 술 마실 때 종교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는 사도들이나 몇몇 성인들이 기적을 일으키기도 했다는 말을 믿는다.  만약 정말로 신이 존재하시고, 또한 가톨릭이 그분이 친히 세운 유일한 종교라면  기적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은 없지 않겠나?  하지만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말과 기적이 일어난다는 말은 매우 다르다. 


웹 서핑 등을 할 때 나는 툭하면 귀신 타령하는 말에 화를 내는 경우가 잦다.  일단 정신과에 보내야 마땅할 사람에게 정신과를 안 보내고 무슨 도사님, 법사님 타령부터 하기 때문이다.  설령 천주교 신부님에게 보낸다고 해도 화를 냈을 거다. 먼저 정신과 의사에게 보이고, 믿고, 차분히 따라주어야 하는데 다짜고짜 종교적인 것을 권해서는 절대 안 된다. 


제일 짜증나는 부류는 '의학적인 진료를 전혀 무시하지는 않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무시하는 쪽이다. 무게중심을 겁나 종교적인 데에 둔다. 정신과 치료는 특히나 환자가 의사를 믿고 따라야 하는데,  이런 따위 놈들 말을 들으면 환자가 의사를 제대로 신뢰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딴 말에 귀를 기울이는 환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잡담  |  2013. 8. 16. 01:24




시방 조선은 물론 왜국에서도 덕후들 사이에서 운명/밤샘 3차 애니화 때문에 말이 많은 줄 압니다. 역시나 타입달에서 사골 끓이는 솜씨는 어디 가지 않는다는, 역시 상식이 돼버린 비난은 어디 안 가죠. 솔직히 저도 잘 압니다. 제가 생각해도 진짜 너무했어요 (____).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밤샘이 다시 애니화된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이 듦은 제가 달빠란 증거겠지요. UFO 놈들이 도대체 무슨 루트를 기반으로 애니화할 것인가에 대해 공식정보가 없어서 덕후들끼리 말이 많은데요, 대체로 HF 루트가 기반이리란 데에 의견이 모입니다. 의견이라고 할 것도 없죠. 예전에 스튜디오 딘이 운명 루트와 검제 루트를 애니화했으니 남는 것은 HF밖에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운명/0을 UFO 놈들이 애니화한 결과를 비교해보면 어디가 더 잘 만들었는지는 명약관화하단 점에서, 타입달이 사골만 끓이는 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충성하는 호구 덕후이 말이 많음은 당연합니다. 더불어 운명 시리즈의 메인 히로인들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평이 가장 안 좋은 벚꽃이가 HF루트에서 중심에 있기 때문에 덕후들 사이에서 말이 더욱 안 좋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만 해도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기사왕 처자고 가장 간지 있다고 생각하는 루트는 검제 쪽이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번 애니화에 대해서 한 가지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발매기일에 밀려 끝내 HF루트에 합병되어 사라졌다는 


환상의 이리야 루트……!!! 


이리야 루트를 기반으로 애니화해주지 않을까 하는, 도박과도 같은 이 희망!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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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담  |  2013. 7. 14. 19:43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임 교황 두 분을 시성하기로 결정하였다.  


복자 요한 23세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비록 (하느님의 종)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님의 시복, 시성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내가 내내 시성을 바라던 세 분 중 두 분이 동시에 시성이 확정되어 기쁘다.  요한 23세의 경우 나는 중세 이후로 가톨릭에서 가장 위대한 교황, 탁월한 식견을 갖춘  예언자적 교황이라고 높이 평가함에도 불구하고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워낙 인기 있는 관계로 (_____)  요한 바오로 2세보다 훨씬 늦게 시성되리라 생각해왔다.  내 살아 있을 때 시성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였는데 동시에 시성이 결정되니 기쁘기 짝이 없다.  


만약 그분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열어야겠다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리지 않으셨다면, 그리고 공의회가 과거의 공의회와 달리 교리적 결정 대신 '현대사회에서 가톨릭이 있어야 할 위치'를 논하기로 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믿는 종교인 가톨릭 교회는 현대 사회와 괴리되어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말라비틀어져갔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글에서 요한 23세를 언급할 때는 종종 '진실로 위대한 교종/교황'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추기경단 사이에서 큰 파워가 없던 고령의 교황이 이런 업적을 남기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가끔 하는 비유가 요한 23세께서는 무대를 만들기 시작하셨고,  바오로 6세는 무대를 완성시키셨으며,  요한 바오로 2세는 무대를 잘 사용하셨다는 것이다.  


시성식은 12월에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Beati Romani episcopi, Ioannes XXIII et Ioannes Paule II

orate pro nob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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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어서 컴퓨터로 옮기기 귀찮아서 사진 없이 이야기하는데, 나는 도자기를 꽤나 좋아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도 도자기 쪽에서 오래 머무르고, 고려청자 특별전시회를 열었을 때에도 거기에 갔다. 물론 내 주머니는 일반인 학생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좋은 도자기를 사거나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또 술을 좋아하다 보니 취향의 교집합으로 도자기 술잔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다. 


실제로 알아보면 '도자기 술잔'이라고 처음부터 파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사람들이 술잔이라고 하면 유리 소주잔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본 음식점에서 사케라도 내놓을 때에야 비로소 도자기 '술잔'이 나오는 편인데, 문제는 거기 술잔은 내 취향이 아니란 점이다. 도자기 잔은 대부분 찻잔이다. 다구 세트의 일부로 잔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찻잔이라고 만들다 보니 술잔으로서는 좀 크다. 조금만 더 작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별 수 없다. 술을 조금 덜 따르는 수밖에. 


나는 다이소에서 도자기 찻잔을 사서 술잔으로 썼다. 왜 하필 다이소냐. 매장은 흔하고 상품은 싸니까. 우리집에서 술 마시는 사람은 나밖에 없기 때문에 술잔을 챙기는 사람도 나밖에 없다. 아쉬운 대로 찻잔을 술잔 삼아 술을 마셨다. 그런데 점점 다이소 찻잔이 마음에 안 들었다. 이유는 색깔. 옛날 도자기 유약 같은 색이 아니라 염료를 쓴 듯한 색이라 결국 내가 못 참고 새로 도자기 잔을 하나 사기로 했다. 고급스런 다구 세트로 사려면 비싸지만, 찻잔 하나만 살 경우에는 아무리 비싸도 만 원을 안 넘는다. 아니, 실질적으로는 5천 원을 안 넘는 것을 알고 좋아했다. 내가 본 찻잔 중에 4-5만원 하는 것도 있긴 했는데, 그건 안쪽을 금으로 도금해서 그런 거고. 도자기 값이 아니라 금 값이다. 


인사동에 가서 적당히 찻잔을 파는 데가 없나 뒤졌는데 고급 다구 세트를 파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이 좀 걸렸다. 결국 가게 하나를 찾아서 들어갔는데, 의외로 보다 보니 백자나 청자보다 분청사기가 마음에 들어서 하나 샀다. 가격은 3천 원. 이만 하면 싸지. 도자기 표면에 유약이 거북이 껍질처럼 갈라진 것도 마음에 들고. 청화로 간단하게 그린 꽃도 마음에 들고. 


집에 와서 이 찻잔으로 술을 마셔봤는데 어라, 잔이 입에 닿는 느낌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다구를 도자기로 만드는가 보구나 싶었다. 가격 3천 원에서도 알 수 있듯, 절대 고급이 아니지만 내 마음에 딱 든다면 그게 고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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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블로그 첫 글  (2) 2013.06.30
      잡담  |  2013. 7. 7. 11:53




티몰스 님께 받은 초대장으로 오늘 처음으로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한 4년쯤 전에 처음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이글루스만 사용했지요.  제일 편했거든요.  1년인가 하다가 있던 블로그를 폭파한 뒤에 다시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거기가 지금 이 티스토리 블로그 바로 전에 사용하던 곳입니다.  이글루스가 SK 산하였을 때에도 종종 운영에 문제가 있었죠.  2011년에 약관 바뀌고 어쩌고 하면서 여러 좋은 블로거들이 이글루스를 떠났습니다. 저도 그때 이글루스를 떠날까 고민해서 설치형 블로그도 알아보고 했지요. 그런데 제 컴퓨터 실력으로 설치형 블로그를 만들 수가 없더군요. 제 실력으로는 도쿠위키 설치형조차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데 설치형 블로그를 어떻게 만들겠나요?  그리고 이글루스의 장점인 밸리와 이웃 새글 보기의 매력을 끝내 떨쳐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제-오늘,  드디어 이글루스가 마지막 선을 넘는군요.  SK에서 분리한 다음에 검색도 안 돼,  오류는 심심하면 나,  속 터지는 일이 많았죠.  그런데 이번에는 토요일부터 밸리 발행도 안 되고 이웃 새글 보기도 안 되는데,  운영진은 금요일에 칼퇴근하고 아무도 이글루스를 보지 않는지 이 사태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가 없더군요. 월요일에나 겨우 상황을 파악하려나요?  제가 티스토리로 옮겨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름대로 청운의 꿈(?)이 있었죠. 메이저 블로거가 되겠다고요.  하지만 좀 하다가 알았죠.  제 성격에 메이저 블로거는 무리입니다. 메이저가 되면 관리할 것도 많고 포스팅도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해요.  그리고 메이저가 되면 어중이 떠중이들도 기어들어올 테고 싸울 일도 많겠죠.  그러면 즐거운 블로그 생활은 끝이죠.  블로그는 취미일 뿐 삶이 아니니까요. 


이글루스 블로그에 있던 글을 천천히 이곳으로 옮겨올 생각입니다.  최종적으로 모두 옮기면 이글루스 블로그는 댓글달기용 정도로나 쓰고 더 이상은 새로운 포스트를 쓰지 않고,  이 블로그에 새 글을 올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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