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실험실에 있을 때 내가 몇 안 되는 종교인이었다.  그래서 종종 선배랑 술 마실 때 종교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는 사도들이나 몇몇 성인들이 기적을 일으키기도 했다는 말을 믿는다.  만약 정말로 신이 존재하시고, 또한 가톨릭이 그분이 친히 세운 유일한 종교라면  기적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은 없지 않겠나?  하지만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말과 기적이 일어난다는 말은 매우 다르다. 


웹 서핑 등을 할 때 나는 툭하면 귀신 타령하는 말에 화를 내는 경우가 잦다.  일단 정신과에 보내야 마땅할 사람에게 정신과를 안 보내고 무슨 도사님, 법사님 타령부터 하기 때문이다.  설령 천주교 신부님에게 보낸다고 해도 화를 냈을 거다. 먼저 정신과 의사에게 보이고, 믿고, 차분히 따라주어야 하는데 다짜고짜 종교적인 것을 권해서는 절대 안 된다. 


제일 짜증나는 부류는 '의학적인 진료를 전혀 무시하지는 않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무시하는 쪽이다. 무게중심을 겁나 종교적인 데에 둔다. 정신과 치료는 특히나 환자가 의사를 믿고 따라야 하는데,  이런 따위 놈들 말을 들으면 환자가 의사를 제대로 신뢰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딴 말에 귀를 기울이는 환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잡담  |  2013. 8. 16. 01:24



에스페로스's Blog is powered by Daum